글 Suzie Bakos 한국어 유경민
깔끔하고 정제된 파리지앵 드레스업에서만 주로 등장하던 플랫 슈즈는 이제 시즌을 빛내는 슈즈로 꼽히며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어요. 큰 사랑을 받은 2016년 리본 디자인을 본떠 미우미우(Miu Miu)가 2020 가을 겨울 런웨이 쇼에서 선보인 새틴 발레리나 펌프스가 품절 대란을 일으키면서 플랫 슈즈는 다시금 숨겨둔 힘을 발휘했죠. 더운 계절에 더욱더 주목받을 플랫 슈즈는 미우미우를 선택한 줄리아 홉스(Julia Hobbs)부터 더 로우(The Row)를 뽐내는 조 크라비츠(Zoë Kravitz)까지, 이미 다양한 에디터와 셀러브리티의 마음을 사로잡았답니다. 낮은 굽 덕분에 발은 편하면서도 어떤 스타일이나 멋스럽게 살리는 모던 플랫 슈즈는 옷장 속 기본이 되는 슈즈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파페치의 여성복 시니어 에디터 셀레니 세이델(Celenie Seidel)이 이번 시즌에 주목한 세 가지 플랫 슈즈 실루엣을 소개할게요. 클래식한 발레리나 펌프스부터 모던한 뮬과 새롭게 변신한 로퍼까지,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와 JW 앤더슨(JW Anderson)을 비롯해 프라다(Prada)와 구찌(Gucci)에 이르는 최정상 브랜드가 자신 있게 내놓은 슈즈를 지금 살펴보고 내 마음을 두드리는 피스를 점찍어보세요.
발레리나 펌프스
“이번 시즌 런웨이 쇼마다 하이라이트로 꼽힌 발레리나 펌프스는 플랫 슈즈 트렌드를 이끄는 가장 인기 있는 실루엣 중 하나예요. 기존엔 편안한 착용감만을 위해 디자인된 실용적인 형태의 슈즈였다면 이제는 미우미우 등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의 시각으로 재해석되면서 더 매력적인 셰이프를 지니게 되었죠. 하나의 좋은 예시로는 메종 마르지엘라의 타비 슈즈가 있는데요. 한눈에 봐도 독보적인 디테일을 품은 타비 발레 플랫 슈즈는 배우 클로이 세비니(Chloë Sevigny)처럼 고급스럽고 미니멀한 감성에 반응하는 이들의 선택을 받았답니다. 타비 슈즈가 마음에 들었다면 함께 신기 좋은 타비 양말까지 살펴보기를 추천해요.”
“1978년 첫 등장한 페라가모(Ferragamo)의 시그니처 바라 발레 펌프스는 올봄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맥시밀리언 데이비스의 비전을 통해 기분 좋게 업그레이드되었어요. 클래식한 보우 디테일은 그대로 유지하고 날렵하게 뻗은 슈즈는 봄 여름에 어울리는 베이비 블루 색상에 메시 패널까지 더해 한껏 모던해졌죠. 우아하면서 화려한 저녁 약속에 어울리는 슈즈를 찾고 있다면 케이트(Khaite)의 마르시 발레리나 슈즈를 눈여겨봐도 좋아요. 반짝이는 라인 스톤이 재미를 더하면서 근사하기까지 하답니다.”
모던한 뮬
“오랜 시간 뮬은 클래식 스타일과 뗄 수 없는 사이였어요. 특히 차분하고 날카로운 앞코를 지닌 뮬이 한동안 인기를 끌었지만 이번 시즌엔 동그란 앞코 실루엣으로 모두의 시선이 옮겨갔죠. 프라다를 함께 이끄는 미우치아(Miuccia)와 라프 시몬스(Raf Simons)의 예술적이고 모던한 시선은 이번 컬렉션의 액세서리에 신선한 변화를 불러일으켰는데요. 아이코닉한 트라이앵글 로고 장식을 담은 퀼팅 슬리퍼가 가장 눈에 띄죠. 쇼츠부터 데님 스커트까지 여름에 자주 찾는 스타일에 매치하기 좋은 디자인이랍니다.”
“최근 몇 시즌 내내 플랫 슈즈를 조명해 온 JW 앤더슨은 역시 2023 봄 여름 컬렉션에서도 고메 체인 뮬을 선보였어요. 이미 많은 사랑을 받은 슈즈지만 더욱 청키해진 옆모습에 오버사이즈 체인 링크까지 달아 어디서든 주목받을 플랫 디자인을 어김없이 자랑하죠. 머스터드 옐로부터 메탈릭 블루와 볼드한 레드까지 파페치에서 다양한 색상으로 만나볼 수 있는데요. 어떤 취향의 소유자라도 마음에 쏙 드는 피스를 찾게 될 거예요.”
새로운 로퍼
"따스한 날씨로 접어들수록 점점 더 차분한 슈즈가 주목받고 있어요. 특히 구찌가 선보이는 로퍼처럼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감각적인 스타일이 역시 자연스레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과하지 않으면서 화려함에 화려함을 덧붙이는 특유의 미학이 드러나는 아이코닉한 구찌의 로퍼는 GG 홀스빗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맥시멀리스트의 애정을 듬뿍 받으며 개성을 드러내기 좋은 스타일로 손꼽히고 있죠. 이번 시즌엔 봄에 어울리는 크림 색상 바디에 기존의 홀스빗 장식 대신 골드 톤 레터링을 올려 매력을 더했답니다."
“옷장 속 다른 아이템과 잘 어울리는 은은한 스타일을 찾고 있다면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의 블록 힐 로퍼를 추천해요. 크로커다일 이펙트 가죽으로 완성한 로퍼는 간단한 티셔츠와 청바지의 조합에 포인트로 신기 좋답니다. 클래식한 스타일에 살짝 더 개성을 더하고 싶다면 가니(Ganni)의 크리스털 장식 블록 힐 로퍼를 눈여겨봐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