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Suzie Bakos 한국어 유경민
현존하는 수많은 타임피스 가운데 스위스 워치메이커의 손을 거친 피스만 우뚝 돋보이는 데엔 다 이유가 있어요. 직접 착용하는 순간 진정한 타임피스가 무언지 알게 하는 스위스 워치메이킹은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장인 정신과 수세기에 걸쳐 다듬어진 정교한 기술에 흠잡을 곳 없는 디자인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죠. 그래서인지 롤렉스(Rolex)와 파텍 필립(Patek Philippe)부터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와 오메가(Omega)까지, 긴 시간 동안 차분하고 정직하게 쌓아 올린 스위스 브랜드에 든든한 믿음이 깔려 있는 건 그리 놀랄 일이 아니에요.
파인 워치 신에서 굳건하게 아이코닉 브랜드로 자리한 네 곳의 워치메이커는 고유의 혁신적인 기술과 시그니처 디테일을 적절히 융합해 내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브랜드마다 남긴 업적은 물론이고 파인 워치 신에서 갖는 중요성은 각각 다르답니다. 처음으로 달에 첫 발을 디딘 인물과 역사에 남은 대통령 등 이름을 널리 알린 이들이 선택한 워치를 비롯해 브랜드마다의 시그니처 디테일까지, 파페치의 시계 전문가 조앙 지브리토 에파로가 소개하는 아이코닉 스위스 워치 브랜드 네 곳의 역사와 하이라이트 피스를 아래에서 확인해 보세요.
“스위스에선 꽤 오래전부터 시간을 기록하는 행위가 밀접하게 발달했어요.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라는 집단적인 정신이 워치메이킹 산업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도 했는데요. 하나의 시계를 이루는 구성 요소마다 전문가를 두어 계속해서 한계를 뛰어넘고 발전을 이룰 수 있었죠. 곧, 시계의 부품마다 서로 다른 전문 공급업체를 두어 최종 제품은 내부에서 직접 ‘조립' 하는 방식을 도입했답니다. 이 덕분에 직업 창출은 물론이고 기술적인 발전까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무엇보다도 세계 최고의 워치메이킹 산업이 일궈졌어요.” - 조앙 지브리토 에파로
롤렉스
스위스의 타임피스를 논하는 자리엔 롤렉스라는 이름이 빠질 수 없어요. 1905년에 설립된 아이코닉 브랜드는 방수 케이스를 발명한 이래로 시계 업계의 혁신가로서 이름을 널리 알렸죠. 이어서 특허 기술인 스크류-다운 방식으로 와인딩 크라운과 케이스 백을 고정한 롤렉스 오이스터 케이스를 선보이며 시그니처 디자인을 확고히 각인시켰어요. 이후 눈이 휘둥그레지는 새로운 기술을 계속해서 개발하며 컬렉터는 물론 빅토리아 베컴(Victoria Beckham)이나 드레이크(Drake)와 같은 유명 인사의 마음까지도 사로잡았답니다.
“롤렉스는 스위스 워치메이킹 신에서도 가장 우위를 선점했다고 할 수 있어요. 전체적인 산업을 선도하는 위치에서 엄청난 생산량까지 자랑하죠. 다이빙부터 레이싱까지 엄청난 정확도를 요하는 극한의 상황을 위해 전문적으로 제작된 피스도 선보이고요. 롤렉스의 시그니처 모델은 이미 사회적으로 일정 지위에 이르렀음을 상징하기도 해요. 대부분의 피스가 전문적인 특정 상황에 사용되도록 제작되긴 했지만 시계를 사랑하는 컬렉터의 레이더 망에도 항상 포함되죠.” - 조앙 지브리토 에파로
파텍 필립
200년 가까운 역사의 파텍 필립은 모던 워치메이킹의 진정한 선구자라고 할 수 있어요. 중력으로 인한 오차를 보정해 정확한 시간을 유지하는 뚜르비옹 기술이 탑재된 최초의 회중시계를 1863년 선보이는 등 언제든 기술적인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브랜드였죠. 이뿐 아니라 파텍 필립의 타임피스는 독보적인 희소성으로도 유명한데요. 1839년부터 현재까지 총 백만 개가 채 되지 않는 시계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그만큼 파텍 필립만의 소장 가치를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죠.
“제품의 품질에 있어서라면 파텍 필립은 언제나 최상위에 위치했어요. ‘당신은 파텍 필립을 소유한 것이 아닙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잠시 맡아두고 있을 뿐입니다.’라는 유명한 슬로건을 남긴 만큼 투자 가치 또한 뒤처지지 않죠. 초단위 크로노그래프를 포함해 퍼페추얼 캘린더와 월드 타이머 등 고도로 복잡하게 이뤄진 레이블만의 무브먼트는 스포츠 워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죠. 가장 정교하고 복잡한 시계로 꼽히면서 제이지(Jay-Z)가 즐겨 착용하기도 하는 그랜드마스터 차임을 포함해 1970년대 첫 선을 보인 빈티지 피스와 노틸러스 3800까지 모두 눈여겨볼 만한 레이블의 피스예요.” - 조앙 지브리토 에파로
오데마 피게
소꿉친구로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줄 루이 오데마(Jules Louis Audemars)와 에드워드 오거스트 피게(Edward Auguste Piguet)는 1875년 오데마 피게를 설립하면서 워치메이킹 역사에 동참했어요. 1892년에 선보인 최초의 미닛 리피터 손목시계에 이어 1899년에는 첫 번째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회중시계를 디자인하고 세상에 첫 선을 보였죠. 미닛 리피터는 물론이고 알람과 퍼페추얼 캘린더, 데드비트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스플릿 세컨드 핸드까지 장착한 시계였답니다. 레이블의 진보적인 사고는 1900년대까지 계속 이어져 세계에서 가장 얇은 손목시계가 탄생하기도 했죠.
오늘날 스위스 시계 산업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레이블에 대해 조앙 지브리토 에파로는 이렇게 덧붙였어요.
“오데마 피게는 가장 대표적인 전통 워치메이커 세 곳 중 하나예요. 정교한 퍼페추얼 캘린더를 선보이는 레이블은 제랄드 젠타(Gérald Genta)의 역작으로 손꼽히는 로열 오크 디자인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죠. 이뿐 아니라 우아한 줄스 오데마 모델이나 독특한 밀레너리 컬렉션부터 코드 11.59과 로열 오크 오프쇼어까지 함께 눈여겨보세요.”
오메가
버즈 올드린(Buzz Aldrin)과 함께 달에 첫 발을 내디딘 손목시계이자 올림픽의 공식 타임 키퍼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쥔 오메가의 문화적인 의미는 그야말로 남다른데요. 스위스 레이블로서의 든든한 장인정신과 높은 정확도는 기본이고 유명 인사의 손목 위나 영화의 한 장면에서 모습을 비추거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면서 레이블의 유명세는 급속도로 높아졌답니다. 기술적 디테일 하나에도 꼼꼼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아름다운 디자인과 타임리스한 면모까지 자랑하는 레이블이라 가능한 일이었죠.
“지금껏 살펴본 스위스 워치메이커 리스트의 마지막을 완벽히 장식할 레이블은 바로 오메가예요.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이나 강력한 팬층을 보유한 씨마스터까지, 롤렉스에 대적할 만큼 전설적인 디자인으로 컬렉터의 마음을 두근대게 하죠. ‘007 제임스 본드’ 영화 시리즈를 포함해 배우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와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을 통해 인기를 더욱 확장한 오메가는 최근 스와치(Swatch)와의 협업으로 선보인 문스워치 등으로 아이코닉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답니다." - 조앙 지브리토 에파로